■개요
플레이 한지는 꽤 되었지만, 이제와서 리뷰 한다.
기존의 리뷰했던 미연시들과는 다른 궤의 작품이다.
■설정
사이버 펑크틱한 미래 세계.
주인공은 질 스팅레이라는 27세 여성으로, 발할라라는 바에서 바텐더를 하고 있다.
바텐더로서 일을 하며,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이 게임의 기본 골자이다.
■특징
- 독특한 게임성이 있는 비쥬얼 노벨
필자가 리뷰했던 여타 미연시들과 비슷하게 종이인형극 형태의 비쥬얼 노벨이지만, 중간중간에 미니게임이 많이 참가되어있다.
마치, 화제되었던 인디게임 'Paper, please'에 비쥬얼 노벨 요소를 집어넣은듯한 느낌이다.
필자는 가만 앉아서 스토리를 감성하는 수동적인 비쥬얼 노벨보다, 이런식으로 상호작용하는 요소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한다. 때문에 이 포인트에서 호감을 많이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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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스있고, 은근한 접근법
이 작품의 주된 미니게임은 손님에게 딱 맞는 칵테일을 만드는 것이다.
마치, 제작자가 플레이어의 센스를 시험해보는 듯한 느낌이다.
'너, 사람을 읽을 수 있는 통찰력이 있어? 그리고 상황과 사람에 맞게 칵테일을 만들수 있는 센스가 있어?'라고
물어보는 느낌이다.
이러한 센스있고, 은근한 접근법 때문에, 필자는 마치 제작자와 지적인 싸움을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리고 이 부분이 꽤 재미있고, 매력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 냉소로 가득하지만 따뜻한 분위기
작품이 전체적으로 지적이고, 냉소로 가득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다.
작품 이름이 '발할라'. 북유럽 신화에서 전사들의 천국을 뜻하는 말인데, 이러한 분위기에 아주 잘 어울린다.
오글거리지만, 사회라는 전장에서 싸우는 전사들(그러니까 손님들)을 달래주는 천국같은 곳이라는 의미라고 생각했다.
달래주는 듯한 따뜻함과 몽환적인 분위기가 작품 전반에 서려있다.
그리고 '발할라' , 아무리 천국이래도 결국에는 전쟁을 하려고 준비를 하는 곳이다.
세상에 잔인함에 대한 냉소도 굉장히 많이 들어가 있는 작품이다.
이러한, 천국과 현실, 냉소와 따뜻함이 한데 뒤섞여 작품이 굉장히 독특한 감상을 준다.
새벽공기와도 비슷한 느낌이다.
- 그렇지만.. 막 재밌지는 않음
칭찬할 부분이 많은 게임이지만, 스토리는 생각보다 재미없다.
애초에 게임 방식이 에피소드 형식이다.
작품에서 주인공의 역할은 손님들 썰을 들으면서, 그에 맞는 칵테일을 내오는 것 뿐이다.
때문에 초중반은 주인공의 개인서사가 관여되는 부분이 거의 없고, 수동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썰을 듣기만 한다.
그렇다고 에피소드가 재밌냐, 하면 또 그런 것도 아니다.
리얼함을 강조하려는 걸까. 등장인물들이 말을 두서없이 하는 편이며,
별 잡담이 메인을 차지하기 때문에, 서사가 많이 빈곤하다.
스토리의 대부분이, 뭔가 서사에 맞춰 착착착 진행된다기보다는, 인간 관찰로 가득차 있다.
물론, 후반부에는 드디어 주인공 개인 서사가 나오긴 한다.
그리고 해당 부분이 작품의 클라이막스 부분이고 감정이 고조 되기도 한다.
뭐.. 어쩔수 없는 거라고 생각은 든다. 애초에 구조가 다른 사람들 썰 듣는 게임이니까.
■총평
아주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다.
여러모로 취향에 맞는 부분이 많았다.
별점을 3점밖에 안주는 이유는, 필자가 가장 중요시하는 평가기준, '재미'가 그저 그렇기 때문이다.
무게감도 다른 4,5점 짜리 작품보다 가벼운 편이다.
여운도 별로 없었고, 크게 감동받은 부분은 없었다.
그래도...굉장히 좋은 실험을 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실험적인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추천대상
-독특한 방식의 작품이 하고 싶은 사람